진핵생물의 염색체 구조
생물체의 모든 유전 정보를 암호화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DNA가 필요합니다. 아주 길고 만은 DNA 분자들은 특정 단백질과 결합하여 응축함으로써, 세포의 핵 내에 존재하기에 알맞고 세포분열 시 두 개의 딸세포로 정확하게 나누어질 수 있는 염색체를 형성합니다. 생식세포를 제외한 인간의 모든 세포는 각 염색체를 쌍으로 지니고 있다. 하나는 어머니로부터, 다른 하나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것으로, 이와 같은 염색체 쌍을 일컬어 상동염색체라고 합니다. 비상동염색체 쌍은 남성의 성염색체에서만 나타나는데, Y염색체는 아버지로부터, X염색체는 어머니로부터 각각 유래된 것입니다. 진핵생물의 핵 내에 들어있는 DNA는 서로 다른 세트의 염색체에 나뉘어 존재합니다. 각각의 염색체는 하나의 긴 선형 DNA 분자와 이를 간결하게 응축시키는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DNA와 단백질의 복합체를 염색질이라고 부릅니다. 염색체내 DNA에 결합된 많은 단백질은 DNA 응축에 관여하며, 이 외에도 염색체는 유전자발현, DNA 복제, DNA 회복 등에 관여하는 단백질들과 결합되어 있습니다. 세포분열 시 염색체가 각 딸세포로 동등하게 전달되려면, 각 염색체는 복제되어야 하며, 복제된 염색체는 서로 분리되어 정확하게 두 딸세포로 분배되어야 합니다. 이런 기능은 특수한 DNA 염기서열에 의해 조절됩니다. 먼저 DNA 복제기점 염기서열을 인식하여 DNA 복제가 시작됩니다. 복제가 완료된 염색체는 중심절이라고 불리는 염기서열에 동원체라고 불리는 단백질 복합체가 형성되면서 양쪽으로 각각 이동됩니다. 진핵생물의 DNA는 염색체 말단에 말단소립 중합 효소를 끌어들일 수 있는 말단소립이라고 불리는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단소립 중합 효소는 염색체 말단에 동일한 말단소립 DNA 염기서열을 여러 번 첨가시킴으로써, 지연 사슬의 복제를 마무리할 수 있는 복제 주형을 제공합니다.
뉴클레오솜: 염색질 구조의 기본단위
염색질은 세포주기의 단계에 따라 서로 다른 상태로 존재합니다. 간기 염색질은 보다 신장된 상태이며, 이에 따라 유전자발현과 DNA 복제에 관여하는 효소와 다른 단백질이 DNA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염색질 사슬은 유사분열기에 가까워질수록 응축하기 시작하여 유사분열 시 나타나는 매우 응축된 염색체가 형성될 때까지 점진적으로 견고한 구조로 응축됩니다. 뉴클레오솜은 염색질 구조의 기본단위입니다. 뉴클레오솜은 8개의 히스톤 분자로 구성된 핵심 단백질과 이에 연결된 DNA를 의미합니다. 히스톤 단백질은 양전하 성 아미노산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음전하를 띠는 DNA의 골격이 히스톤 단백질들을 감싼 형태로 응축이 됩니다. 뉴클레오솜이 서로 결합하여 더욱 응축된 구조는 염색질 섬유를 이룹니다. 이후 추가적인 응축 과정을 거치면 유사분열 염색체가 됩니다. 고단계 응축은 전사에 필요한 RNA 중합효소 및 다른 단백질들이 DNA에 결합할 수 없게 만들어 RNA 합성이 중단됩니다. 유사분열이 완료되면 딸세포의 핵막은 재구성되고 유사분열 염색체는 간기 염색체로 풀리게 됩니다. 간기 염색체 내 염색질이 모두 동일한 응축 상태를 나타내지는 않습니다. RNA로 전사되는 염색체 부분은 좀 더 신장되어 있고, 전사되지 않는 부분은 응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각 세포에서 간기 염색체의 미세구조는 어떤 유전자가 발현되는가에 따라 다릅니다. 간기 염색질 중 가장 응축된 형태를 이질염색질이라고 합니다. 가장 응축된 형태이기 때문에 전사 면에서 불활성화 상태입니다. 간기 염색질의 나머지 부분은 진정염색질이라고 하며 다양한 탈 응축 상태를 나타냅니다. 진정염색질 중에서 활발한 전사가 일어나거나 일어날 수 있는 상태인 염색질을 활성 염색질이라고 합니다. 전사 중인 RNA 중합효소는 뉴클레오솜에 방해받지 않고 전자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DNA 복제도 뉴클레오솜 구조가 유지된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간기 염색체는 유사분열 염색체에 비해 훨씬 길고 섬세한데도, 핵 내에 잘 정렬되어 분포합니다. 핵은 두 동심성 막으로 된 핵막에 의해 구획되어 있습니다. 핵막은 단백질 세사로 구성된 두 종류의 망상구조에 의하여 지탱됩니다. 한 종류는 핵 층이라고 불리는 핵 내막을 지지하는 얇은 층이며, 덜 조직화된 다른 하나는 핵 외막을 지지합니다. 핵막에는 핵공이라고 불리는 일정한 간격의 구멍이 나 있고, 이를 통해서 세포질과 핵 간의 선택적 물질수송이 이루어집니다. mRNA는 핵공을 통해 세포질로 유출되어 번역이 일어나고 히스톤과 같은 핵단백질은 핵 내로 유입되어 DNA와 결합하게 됩니다. 핵 내부의 많은 DNA, RNA, 단백질 등은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지 않습니다. 각 간기 염색체는 핵 내 특정 구역을 점유하고 있으므로 다른 염색체들과 서로 뒤엉키지 않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염색체의 일부가 핵막이나 핵 기저판에 결합하여 형성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간기 핵에서 발견되는 가장 명확한 염색체 구조물로는 인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리보솜 RNA 유전자군을 지니는 여러 염색체 부위가 존재합니다. 인에는 리보솜 RNA 유전자의 전사는 물론, 세포질에서 합성되어 인 내부로 유입된 리보솜 단백질들이 리보솜 소단위체를 조립합니다. 이렇게 부분적으로 조립된 리보솜은 핵공을 통해 세포질로 재유출됩니다.
다음에는 진핵세포 핵 내의 DNA가 염색체를 형성하는 방법을 토대로 세포들이 어떻게 수천 개의 유전자 중에서 특정 유전자만을 단백질로 발현하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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